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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날 밤

그리고 그날 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입술을 맞물려 온 선배가 내 허리에 손을 감았다. 너무 다급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긋하지도 않은 그런 키스였다. 선배의 목에 팔을 두르고, 침대에 쓰러지듯 눕기까지 모든 게 자연스러웠다. 정신없이 입술을 맞대고 혀를 섞다 보니, 살짝 벌린 입 틈새로 달뜬 숨이 흘렀다.


“…….”


“…….”


선배의 손이 티 안으로 들어왔고, 소중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럽고 느릿하게 매만지는 손길에 눈이 감겼다. 손을 움직이면서도 여전히 조심스러운지 선배가 중간중간 물었다. 괜찮아? 이상하면 말해. 안 그래도 되는데 싶을 만큼 못내 조심스러운 손길이었다.


“…… 선배.”


“응. 불편해?”


“아뇨, 그게 아니라.”


“…….”


“불…….”


내 말을 이해한 선배가 침대 옆 벽에 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탁, 소리와 함께 어두워진 방 안. 선배가 티 안을 움직이던 손길을 멈추고 침대 바로 옆의 작은 무드등을 켰다. 그 탓에 시야에 보이는 건 선배가 유일했고, 아마 선배의 눈에도 선명히 보이는 건 내가 유일할 것이었다. 비싼 가격 탓에 사고도 후회했던 무드등인데 이런 쓸모가 있을 줄이야…. 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 보니 몸이 가벼워지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 그만하고 싶거나 불편하면 말해줘.”


“… 그럴게요.”


그러니까 빨리……. 말꼬리를 흐리며 말했더니 그게 선배를 자극한 듯 선배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허리를 굽혀 입 맞추듯 목에 입술을 묻은 선배가 천천히 입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 아무래도, 오늘 밤은 평소보다 좀 더 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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